현재의 모든 척도는 숫자다.
나이도 경력도 아니 살고 있는 집의 평수도
재산도 모두 숫자다.

우리는 이 숫자에 길들여 가고 있다.
애가 태어나서 학교에 가면 몇반 몇번
시험 치면 몇등,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내신 몇%
대학 갈 때도 마찬가지이고
직장에 취직하면서도 몇등으로 들어왔네 등
모든 것이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나 버린다.

어느 순간에 이 모든 것이 숫자로 평가 되고
아니 경제적 관념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신문에서 보면 재벌들이나 고위공직자가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고 자기 회사에 수천억의 손실을
입히고 그런 큰 숫자는 난 없다.

하지만 없다고 후회하거나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 모든 것이 허수 일뿐이기 때문이다.

삶은 잘 포장된 허수 이다.

- 이봉철 님, '숫자의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