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가 못 배운 한(恨)을 풀어야죠  

대구 달서경찰서 환경미화원 박을선(66.달서구 월성동.사진) 씨가 2003년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데 이어 최근 고입(중졸) 자격까지 따냈다. 정규 교육은 일제 때 소학교를 3년 다닌 게 전부지만 2001년 공부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거뜬히 중졸 자격을 딴 것이다.

그는 2001년 봄 우연히 초등졸업 검정고시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시자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25년째 경찰서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자식에게 부담 준다"며 아파트에서 홀로 살 정도로 독립심이 강한 성격이 작용한 것이다.

수학.음악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인근 월성초등학교를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했고, 겨우 허락을 받아 손자.손녀와 함께 두 달가량 수업을 들었다.청소 일이 끝나면 대구공업대학 도서관에서 문 닫는 오후 10시30분까지, 다시 달서구청 도서관에서 새벽 2시까지 공부했다.

박씨는 2년만에 초등학교 졸업자격을 땄다. 그는 다시 달서경찰서 월배지구대 최홍철 경사의 도움으로 중학교 졸업자격에 도전했다.

"지난 4월 시험이 있기 한달 전부터는 하루 1~2시간 잠을 잘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런데도 피곤한 줄 몰랐어요."그는 "70세가 되기 전 반드시 고졸 자격을 딸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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