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철이라 소풍도 못따라가서 처음으로 남편한테 팔자 타령한번했다는 복남씨


산촌골짜기 불도 잘 안 들어오던 알전구 흐린 등밑에서 스무살 시집올때까지 집안일만 했다는 복남씨


이제와 새삼 공책에 내 이름이라도 써보려니 한많은 세월이 눈물로 타래를 엮는다.


고추농사 긴밭고랑 사이로 엊그제 배운 구구단이 입안에서 맴돌고


자다깨도 머리맡에 놓아둔 공책에 평생 처음 해보는 숙제에 날새는줄 모른다


밭메고 논갈던 이 손으로  한자 한자 배워가는 이 행복이 뒤늦게 왠 호사인가 싶다





------------------------------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오시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나의 제자 복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