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솜보푸라기 안에서 기다리고 기다렸다 봉우리 막 피어 올렸는데
봄답지 못한 추위로 포시시 피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 목련 꽃잎을 보니
측은지심 가득이요.

선거가 뭔지 여기저기 얼굴 박힌 이력서 돌리는 아줌씨 아저씨들 보니 얼마나 거짓되게 살아야 할까 속내가 보이는 듯 하여
측은지심 가득이요.

탄력잃는 목줄 타고 올라 귀 옆 흰머리 두 올. 확 뽑아 버린지 어제인데  정수리 주위로 열손가락으로 셀 수 없는 흰머리들이 들어차 있는 낭군님의 코고는 소리에
측은지심 가득이요.

측은지심 가득인 가슴 아리면서도 달래길 없어
까맣게 앉아 있는
이내 모습 역시
측은지심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