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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의 나의 제자도, 열여섯의 나의 제자도 애뜻하고 마음아리기는 마찬가지

 

지난 십일년 수많은 이들이 떠나고 다시오고 그렇게 지나갔다

 

아파 중환자실에 있던 어느제자를 기다리던 문하나 사이의 그 오랜 침묵은 내겐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였다

 

오십의 내갑장이 사온 붕어빵 한쌍과 어색하게 적어준 편지한통이 내겐 재산이였다

 

그런내게

 

참 특별한 그녀가 다가왔다

 

아주 작고 단아한 그녀는 우울해 보였고 마치 가을을 닮은듯 그렇게 갈색이 어울리는 여인이였다

 

조용히 말없이 자신의 일을 다 하던 그녀는 공책도 알뜰살뜰 사뿐사뿐 조용했다

 

 

 

 

그녀의 공부는 매일 상행을 향해 직진하는 노선 같았다

 

마치 아웃토반의질주처럼 그녀의 수업시간은 빠르고 명쾌 했으며 무섭게 흡입해가는 스펀지 같았다

 

아주 특별났던 그녀

 

누가 그녀를 할머니라고 누가 그녀를 오래된 나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매번 향기로운 그녀는

 

강의실내내 빛나던 그 심장안에서 라일락이 피고 코스모스가 피고 국화향이 그득햇다

 

 

 

 

 

이제 그녀는 졸업을 한다

 

학사모를 쓰고 그 단아한 심장에 더 향기로운 꽃이 피겠지 무엇이 다시 그녀를 뜨겁게 할까

 

나는 그녀가 더 멋진 향으로 어느날 불쑥 장미 한다발로 다가올것 같아 벌써 부터 설레인다

 

참 아름다운 여인 그녀가 있었던 지난 일년이 다시내게 살이 차는듯 행복감으로 밀려온다

 

 

 

 

사랑합니다 .. 너무 고운 그대를

 

고맙습니다.. 제게 다가와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그시간 그 추억 그 마음 그 사랑

 

 

 

 

눈이올것 같은날 두서도 없던 글을 적어 봅니다

 

인생은 참 재미난 반전의 드라마이고 기막힌 소설같네요

 

이제 그대가 떠날 그 자리에 다시 누군가 어색하고 부끄럽고 소박한 마음으로 다가오겠죠

 

우린 다시 그들을 마중할것이고

 

그렇게 그대처럼 환한 미소로 돌아가는날에도 우린 지금처럼 운동장에 다시남아 웃어줄것입니다

 

사랑합니다...떠나간 그대도 다시올 그대들도 사랑합니다.

 

 

 

2012년 하늘이 우기로 가득찬 어느아침에  - 최은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