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검정이 있던날.

12살 어린 소녀부터 멋쟁이 섹시한 생머리 아가씨와

양복을 단정히 차려 입으신 오십의 초로의 신사와

머리 희끗하신 어머니까지 수험장은 열기로 가득했었다.

다소 상기된 얼굴로 입실을 하는 우리학생들을 들여보내는 마음은

매번 엄마처럼 그렇게 초조하거나 가슴이 먹먹해 진다.


시험이 끝나고 키작은 우리 일순씨는 맨먼저 손을 흔들며 뛰어오더니

"선생님~~~ 저 안 ㅇ ㅏ 주세요~~" 그러고는

내게 풀쩍 뛰어와 안긴다.

"선생님~ 제가 시험이란걸 봤어요~ 놀랄일이죠~제가 말이예요~!"

가슴밑바닥에서 알수없는 눈물고가 한바탕 흐르는걸 괜신히 참아내려니

공연히 코끝이 싸하고 목이 메인다.

마흔둘에 혼자되어 십사년을 줄곧 아들 키우기만 정성을 다했던 그녀

학교라고는 문턱도 못 가 봤다는 그녀가

김해야학을 통해 학문의 길을 열고 인생의 희망을 만들어 가면서

오늘 드디어 자신만을 위한 시험이라는 관문을 거치는 것이다.

만감이 교차함을 우리가 어찌 다 알수 있을까.

풀쩍뛰어 어린선생가슴에 안기는 그녀의 응어리를 우리가 어찌 감히..

그녀에게 있어 오늘 시험은 사법고시이고  하버드대학이나 버금이다.

장한분들..아니 정말 존경하는 분들..

수고하시었습니다..

당신들은 오늘 정말 정말 예뻐 보였ㅇ ㅓ요~

(얕은지식으로 그대들 앞에 선생인냥 목소리 높인거 있다면
다 용서하시고 또다시 켜질 등불을 위해 저희를 기꺼이 써주시겠다고
허락해 주세요~~......
당신들의 아주작은 선생이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