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강물은 유유히 흘러갑니다.

앞서려고 다투는 법이 없습니다.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시내가 강을 만나면 강물이 됩니다.

강물이 바다에 이르면 이제 스스로 바다가 됩니다.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기어코 바다를 만들어냅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시내를 다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출처: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