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을 뿐, 포기하지 않았다" 김해야학 '기부와 열정'의 졸업식
newsdaybox_top.gif 2012년 12월 26일 (수) 09:59:02 호수:104호  1면 박현주 기자 btn_sendmail.gif phj@gimhaenews.co.kr newsdaybox_d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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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야학 박충근(맨 오른쪽) 교장이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지난 21일 총 45명 영광의 졸업장
사진작가협회 회원들 앨범 사진 촬영
야학교사들 무보수로 학구열 도와
"감사해요" "수고했어요" 기쁨의 눈물


"조금 늦어질 뿐,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지난 21일 오후 7시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제12회 김해야학 졸업식 및 제13회 김해 야학인의 밤'이 열렸다.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대강당 안팎은 졸업식 준비로 분주했다. 학사모와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은 앨범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올해 김해야학을 졸업하는 중등졸업자 15명, 고등졸업자 19명, 5870부대 장병 11명 등 총 45명은 '졸업앨범'이란 걸 갖게 됐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졸업앨범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던 김해야학 박충근 교장과 교사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김해야학 졸업앨범은 재능기부와 제작기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우선 (사)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김해지회 회원들이 사진 촬영 기부를 했다. 이들은 앨범 사진은 물론 다양한 졸업장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예지선(50) 회원은 "늦게나마 만학의 길을 걸은 학생들의 용기, 체계적으로 공부를 도와준 선생님들, 모두가 감동이다. 격려차 촬영을 왔는데, 내가 오히려 배우고 간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앨범 제작비용은 김해야학의 전직교사들이 후원했다. 임종기·조성준·김인석·이성현·이진섭 씨 등 전직 교사들이 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호주머니를 털었다. 최은옥 교사는 앨범제작 총괄책임을 맡았다. 최 교사는 "학생들에게 추억이 담긴 앨범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그 일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졸업생들은 졸업식장을 찾아온 가족과 지인들을 맞으면서 눈물지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남들이 공부할 때 일을 해야 했고, 직장에 이력서를 낼 때면 학력 때문에 늘 주눅들었던 지난 날들이 생각나서였다.
 
졸업식장에서 졸업생 대표로 인사말을 한 이순옥(50) 씨는 "늦게 회사 일을 마치고 야학에 왔을 때는 수업이 한창인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기가 미안해 망설인 적이 많았다. 바깥에서 유리창 너머로 교실 안을 들여다 보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선생님들이 피곤하겠다며 위로도 하고 격려도 해주어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시간이 조금 늦어지는 것일 뿐,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는데, 인사말을 하려니 떨린다며 우황청심환을 먹었다.
 
군인 신분으로 고졸검정고시에 합격, 졸업장을 받은 김병기(21) 김해대대 상근예비역은 "공부가 가장 쉬웠다. 전 과목 80점 이상, 국사는 만점을 받았다"며 "남들보다 늦어 좀 씁쓸한 면도 있다. 지금 이 순간 학교를 벗어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식장에는 야학 동문들도 많이 참석했다. 지난해에 야학을 졸업하고 가야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김정미(50) 씨는 "김해야학은 나의 영원한 모교이다. 후배들이 졸업을 하는데, 내가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찍어냈다.
 
사회자가 졸업식을 시작하면서 야학교사들을 소개했다. 그때, 졸업생들이 단상에 올라가 교사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는 나이 든 제자들의 눈에도, 가르침의 열정으로 무보수 봉사를 수년째 하고 있는 교사들의 눈에도 눈물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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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중에 주책없이 눈물이 나고 , 기사를 쓰는데 눈물이 핑돌고 , 교정보는데 또 콧날이 시큰해졌다

김해야학 졸업식 기사 때문이다

지난해에 기획시리즈 (줌인-김해)에서 김해야학을 처음 취재했을때 교사들과 학생들은

"교실 3개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이 야학엔 여전히 교실이 없다.

김해시 사회종합복지관 더부살이를 마감하고 김해야학에 교실이 생기는 날은 언제쯤일까...

------------------------------------------------------------------------------------------------------------------------------------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