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야학을 소개합니다
2012년 06월 19일 (화) 15:06:31 이숙자 독자·삼계동 report@gimhaenews.co.kr

   
 
나의 영원한 모교인 '김해야학'은 내게 한없이 고마운 곳이다. 2007년 어느 날, 남편의 권유로 김해야학에 첫발을 내디딜 때 많이 망설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긴 했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고, 이 나이에 새삼 뭘 배운다는 게 자신이 없었다. 며칠 동안을 고민 고민하다가 혼자 가기 쑥스러워서 막내딸을 데리고 야학 문을 두드린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나는 중학과정과 고등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김해에서 16년째 살고 있다. 내겐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정도 들었고 아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내 주변의 40~60대 이웃 중에 나처럼 초등학교만 졸업한 이들이 꽤 있다. 이분들은 다시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김해에서 나보다 더 오래 산 사람들도 '김해야학'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람들에게 '김해야학이 이런 곳이다'고 설명하면 '나도 배우고 싶은데 가도 되느냐?' '학비는 얼마나 드느냐?'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그냥 야학으로 찾아오면 되고 학비는 전액 무료'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들은 사람들의 상당수가 묻기만하고 막상 야학에 오라고 하면 상당히 망설인다.
 
야학 동문 중에 고등과정을 마치고 현재 가야대나 방송통신대, 인제대에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검정고시를 좋은 성적으로 통과해 유학 준비를 하는 젊은 친구들도 있고,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는 딸 또래 친구도 있다. 영어와 필리핀어를 잘해서 여건만 되면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사로 일하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다.
 
김해야학에서 봉사하는 교사들은 '이렇게 야학에서 꿈을 키워나가는 제자들이 있기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현재 김해야학은 교실이 없어서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하지만 학생들은 배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선생님들과 함께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학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